말라카 해협이 왜 중요한가? (동북아 원유 수송의 길목)
말레이 반도와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 사이 좁은 폭의 1000km로 긴 해협을 말라카 해협이라고 부른다.
좁고 긴 이 바닷길은 태평양과 인도양을 잇는 동서 교역의 최단 항로로서, 세계 원유 수송중 절반이 이 해협을 관통하며, 중동에서 기름을 실은 배는 이 곳을 지나 한국, 중국, 일본으로 간다.
여기가 막히면 선박은 인도네시아 자바섬 아래로 우회해야 하므로 통상 5일이 추가로 더 소요된다.
따라서 말라카 해협은 정치, 군사, 경제적으로 엄청난 가치를 지니고, 수에즈 운하, 파나마 운하와 함께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해운 루트로 뽑힌다.
특히 중국 원유 수요량 중 80%가 말라카 해협을 통과하니, 미국이 중국을 압박하려면 이 해협을 막으면 된다.
이러니 말라카 해협은 아시아 패권 전쟁의 Key가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크라운하'_ 중국, 아시아의 파나마 운하를 만든다
이와 같이 말라카 해협의 중요성을 모를 리 없는 중국은 미국의 압박을 벗어나고, 아시아 해상 패권을 가지고 오고자,
진행 중인 프로젝트 있으니 태국에 "크라 운하"를 뚫는 것이다.
태국 반도를 가르는 이 운하는 길이 102 km, 폭 400m의 새 바닷길을 내는 공정으로 280억 달러의 비용이 추산되고,
공사기간만 7~10년이 예상되는 대공사이지만, 이 운하가 건설된다면 말라카 해협을 거치는 것보다 항해 기간이 2~5일 단축이 예상된다. 운송비 관점에서는 유조선 한 척 당 4억 원 정도의 절감 효과이다.
중국의 신(新) 경제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로 크라운하 프로젝트가 급물살을 탔고, 자본을 중국이 투자하는 대신 운영권을 중국에 달라는 러브콜을 태국에 지속적으로 하여, '15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정학적 영향이 큰 만큼 견제 또한 만만치 않다.
당장 싱가포르의 경우, 현재 글로벌 물류 허브로서의 지위를 잃게 되며, 영국과 같이 해운 보험업이 발달한 나라는 해상루트가 짧아지면서 수입이 감소하게 된다. 태국은 글로벌 물류 허브의 위상을 가지게 되므로 적극적일 것 같지만, 한편으로는 운하 건설로 북부와 남부가 나뉘게 되면, 남부의 이슬람계 독립운동 촉발로 정세가 불안해질 가능성이 있어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참고로, 크라운하는 이번에 처음 제안된 아이디어는 아니다.
역사적으로, 1677년에 태국에서 처음으로 크라 지협을 관통하는 운하를 건설하려는 계획의 타당성 조사를 진행했으나, 당시 기술로는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결론을 얻었고, 1973년에도 운하 건설 계획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19세기 초, 영국 동인도 회사가 운하 건설에 관심을 가지고 실제 탐사가 진행되었으나 무산 되었고, 1897년 당시 대영제국은 싱가포르 항구의 지리적 중요성을 유지하기 위해 태국과 이 운하를 건설하지 않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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